어느 날 갑자기 한쪽 얼굴이 잘 움직이지 않으면 많은 분들께서 먼저 벨마비를 떠올리시곤 합니다. 하지만 얼굴 마비와 함께 귀 통증이나 물집이 동반된다면, 벨마비가 아니라 람세이헌트 증후군일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두 질환은 한쪽 얼굴이 갑자기 마비된다는 점에서 겉모습이 비슷해 보이지만, 출발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히 구별하는 것이 회복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람세이헌트 증후군이 어떤 질환인지, 벨마비와는 무엇이 다른지, 어떤 신호를 눈여겨봐야 하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람세이헌트 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일까요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생기는 질환입니다. 어릴 적 수두를 일으켰던 이 바이러스는 다 나은 뒤에도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얼굴신경 가까이에 있는 슬신경절이라는 곳에 조용히 숨어 지냅니다.
그러다 과로나 스트레스, 고령, 면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저 질환 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되살아난 바이러스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제7 뇌신경, 즉 얼굴신경을 침범하고, 바로 옆에 자리한 제8 뇌신경인 청신경까지 함께 건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신경에 염증과 부종이 생기면 신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한쪽 얼굴에 마비가 나타납니다. 여기에 청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어지럼이나 이명, 청력 저하 같은 증상이 함께 따라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안면마비와 귀 쪽 증상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이 질환의 특징입니다.
람세이헌트 증후군과 벨마비, 무엇이 다를까요

벨마비는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특발성 얼굴 마비로, 한쪽 얼굴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람세이헌트 증후군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두 질환을 겉모습만으로 가려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원인에 있습니다.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가 분명한 원인인 반면, 벨마비는 특정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 질환에서는 귓바퀴나 외이도, 입안 점막에 물집이 잡히고, 귀 통증이나 어지럼, 이명, 청력 저하 같은 청신경 관련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동반 증상은 벨마비와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벨마비보다 회복이 더딘 편이라, 처음에 두 질환을 잘 구별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얼굴 마비 모습은 비슷해도, 귀 통증이나 물집 같은 신호가 함께 있는지에 따라 두 질환을 가려내는 방향이 달라집니다. 초기에 정확히 구별하는 것이 이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출발점이 됩니다.
놓치기 쉬운 람세이헌트 증후군 주요 증상

람세이헌트 증후군의 증상은 한꺼번에 나타나기보다 순서를 두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한쪽 귀가 심하게 아픈 통증이 얼굴 마비보다 먼저 찾아오기도 하는데, 이를 단순한 귀 통증으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이후 한쪽 얼굴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으면서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입꼬리가 처지고, 이마에 주름을 잡기 어려운 안면마비가 나타납니다. 귓바퀴나 외이도 주변에는 특징적인 물집이 잡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빙빙 도는 어지럼이나 귀에서 소리가 울리는 이명, 잘 들리지 않는 청력 저하가 함께 동반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겹쳐 나타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 한쪽 귀의 심한 통증 (얼굴 마비보다 먼저 나타나기도 함)
-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꼬리가 처지는 한쪽 안면마비
- 귓바퀴·외이도 주변의 물집
- 어지럼, 이명, 청력 저하 같은 귀 관련 증상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

증상만으로 짐작하기보다, 신경이 어느 정도 손상되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검사를 진행합니다. 먼저 얼굴신경검사와 순목반사검사로 얼굴신경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봅니다.
근전도 검사는 근육과 연결된 신경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를 기록해 신경 손상 정도와 탈신경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 앞으로의 회복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진단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혈액검사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거나 물집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하기도 합니다. 어지럼이 있다면 비디오안진검사로 전정신경이 침범되었는지 살펴보고, 청력검사를 통해 청신경이 영향을 받았는지도 함께 확인하게 됩니다.
치료 시기와 예후, 주의할 합병증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증상이 나타난 뒤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염증, 부종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를 함께 사용하고, 신경병성 통증이 심할 때는 가바펜틴 같은 신경통 약물을 더하기도 합니다.
주의해야 할 합병증도 있습니다. 얼굴 마비로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면 각막이 마르고 노출되어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보호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이러스가 각막을 직접 침범하는 경우에는 안과 협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예후는 치료를 시작한 시기 외에도 초기 마비가 얼마나 심한지, 신경 손상 정도, 그리고 나이나 당뇨 같은 기저질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질환은 무엇보다 이른 시일 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쪽 얼굴 마비와 귀 통증, 미루지 마세요

얼굴이 마비되고 귀가 아프면 누구나 당황스럽고 걱정이 크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정확히 가려내고 제때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으니,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치료 시기가 회복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한쪽 얼굴 마비나 귀 통증, 물집 같은 신호가 보인다면 미루지 마시고 이른 시일 내에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보다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강남스마트신경과를 통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