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어지럼이라도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과, 핑 도는 듯하거나 붕 뜨는 느낌의 어지럼은 원인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석증 진단은 결국 ‘어떻게 어지러운지’를 구별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처럼 회전성 어지럼을 일으키는 질환들이 겉으로는 꽤 비슷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빙빙 도는 회전성 어지럼이라고 해서 늘 귀 쪽 문제인 것만도 아닙니다. 정확한 이석증 진단을 위해서는 비슷한 어지럼들과 하나씩 구별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석증이 다른 어지럼과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검사로 확인하게 되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이석증은 어떤 어지럼증으로 나타날까요

이석증은 갑자기 생긴 회전성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 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고개를 휙 돌릴 때, 누웠다 일어날 때처럼 머리 위치가 바뀌는 순간 갑자기 심하게 빙빙 도는 느낌이 들었다가, 같은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 수 초에서 수십 초 안에 잦아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귀 안쪽에는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전정기관이라는 평형 센서가 있습니다. 이 전정기관은 다시 이석이라는 작은 칼슘 알갱이가 들어 있는 이석기관과,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으로 나뉩니다.
원래 이석기관에 있어야 할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잘못 흘러 들어가 그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면,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이 생깁니다. 자세를 바꿀 때 증상이 유독 심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계속 어지럽다면, 전정신경염과의 구별

이석증과 특히 헷갈리기 쉬운 질환이 전정신경염입니다. 둘 다 빙빙 도는 회전성 어지럼을 일으키다 보니 증상만 들어서는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두 질환을 가르는 핵심 단서는 ‘가만히 있을 때 어떤가’입니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어지럼이 확 심해졌다가, 자세를 바꾸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비교적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반면 전정신경염은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겨 나타나는 어지럼이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빙빙 도는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집니다. 어지럼이 한참 지나도 잦아들지 않고 지속된다면, 이석증보다 전정신경염 쪽을 먼저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이명과 먹먹함이 함께라면, 메니에르병과의 구별

메니에르병도 회전성 어지럼을 일으키지만, 이석증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석증이 머리를 움직일 때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데 비해, 메니에르병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회전성 어지럼이 수십 분 이상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동반 증상입니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과 함께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이명이나, 귀가 꽉 막힌 듯 먹먹한 느낌이 같이 나타나곤 합니다. 재발이 반복되면 낮은 음역대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난청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석증 진단 과정에서는 어지럼의 지속 시간뿐 아니라 이명이나 먹먹함 같은 귀 증상이 함께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하게 됩니다.
빙빙 도는 어지럼이라고 모두 귀 문제는 아닙니다

회전성 어지럼이라고 해서 모두 귀 쪽 문제인 것은 아니고, 뇌경색처럼 뇌 문제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지럼의 양상만 볼 게 아니라 연세, 고혈압·당뇨 같은 기저 질환, 마비나 감각 변화 등 동반 증상까지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어지러운 정도에 비해 걸을 때 균형 잡기가 유난히 어렵거나, 심한 두통이 함께 오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뇌 쪽 문제를 의심하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연령대가 높거나 고혈압·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고 복시나 마비, 균형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때는 뇌 영상검사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같은 전신 요인이 어지럼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귀 문제 하나로만 단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석증, 어떤 검사로 확인하나요

어지럼이 생기면 뇌혈관질환이나 뇌종양 같은 문제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이상을 확인하려면 MRI나 CT 같은 뇌 영상검사가 필요할 수 있지만, MRI는 뇌의 ‘구조’를 보여줄 뿐 신경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기능’까지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어지럼은 뇌의 구조적 병변보다 전정신경계나 자율신경계의 기능 이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럴 때는 영상검사만으로 원인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험 신호가 없거나 영상검사에서 원인이 나오지 않았다면, 신경의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가 중요해집니다. 먼저 평형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의 상태를 보기 위해 비디오 안진검사를 합니다. 한쪽 전정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중추신경계 문제가 있으면 안구가 특정 방향으로 빠르게 떨리는 안진이 나타나는데,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를 움직일 때 보이는 이 안진을 기록합니다. 머리를 빠르게 돌렸을 때 눈의 반응을 살피는 두부충동검사도 함께 활용됩니다.
또 기립성 저혈압이나 미주신경성 실신 같은 자율신경 쪽 원인을 가려내려면 자율신경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자율신경검사에는 기립경사테이블 검사, 심호흡심박동검사, 심박변이도 검사(HRV 검사), 발살바검사, 교감신경 피부반응검사(SSR 검사)가 있습니다.
끝으로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같은 전신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하고, 이석증이 자주 재발한다면 비타민D 수치도 함께 봅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이 분해되는 속도가 빨라져 이석이 쉽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이석증은 회전성 어지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이지만, 비슷해 보이는 전정신경염이나 메니에르병, 또 뇌나 전신적인 문제와 구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정확히 가려낼 수 있습니다. 빙빙 도는 어지럼이 반복되거나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면,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어지럼의 양상을 잘 살피고 그에 맞는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정확한 이석증 진단을 바탕으로 원인을 찾으면 그에 맞춰 차분히 관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어지럼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강남스마트신경과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