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분께서 최근 손떨림이
부쩍 악화되어 내원하셨습니다.
5-6년 전부터 손이 떨리기는 했었지만,
일이나 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지내고 있었는데,
한 두 달 전부터는 손이 더 많이 떨려서
글씨 쓸 때, 식사할 때,
핸드폰 들고 문자 보낼 때에 특히 심하고
스스로도 불편할 뿐 아니라
옆에서 지적받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나빠져서 왜 그런지 이유도 궁금하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파킨슨 병’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손떨림이 잘 생긴다고 하여
걱정이 되어 병원을 찾게 되셨다고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여쭤보니,
예전에 아버님도 손을 떠셨던 것 같고,
술을 마실 때
처음에는 술잔 잡은 손이 떨리지만
어느 정도 마신 후에는
오히려 좋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진료실에서 신경학적 검진을 했을 때,
손을 들고 있거나 움직일 때
손떨림이 관찰되었지만
테이블에 힘을 빼고 올려놓았을 때는
떨림이 없었습니다.
또한, 손목이나 발목 관절이 굳은 건 아닌지,
움직임이 느려지지는 않았는지,
걷는 자세, 모습, 속도, 균형감의 문제는 없는지
꼼꼼하게 진찰했으나
모두 정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파킨슨 병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고
흔히 ‘수전증’ 이라고 말하는
‘본태성 떨림’이 가장 의심되었지만
최근에 악화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신경전도검사, 자율신경검사,
그리고 혈액검사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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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
신경전도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말초신경병증일 가능성은 제외할 수 있었습니다.


자율신경계 검사에서는
전반적으로 맥박이 다소 빠르고 (80-100회)
교감신경이 항진된 소견이었습니다.

혈액검사에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었습니다.

이전에 들으신 바 있으니 여쭤보니
몇 년 전에 갑상선에 결절이 있다고
들은 적은 있으나,
항진증 얘기는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원래 가벼운 수전증이 있었던 분인데,
최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생기면서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해지고
그로 인해 교감신경이 자극이 되고
신경이 지나치게 흥분되어
손떨림이 더 심해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우선 손떨림 증상 조절을 위해서
베타차단제 계통의 프로프라놀롤을
처방해 드렸고,
갑상선 항진증에 대한 검사와 조절이
꼭 필요했기에 내과 진료를 같이 보시도록 했습니다.
2주일 후 다시 내원하셨을 때
손떨림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나
이전 수준 정도로 줄어들었고
내과에서도 갑상선 호르몬 조절 약을
복용하면서 경과를 보기로 했다고 하십니다.
추가적으로 다른 약도 써 볼 수 있으나,
우선은 지금 정도도 괜찮다고 하시고
갑상선 기능이 정상화되면 더 좋아질 수도 있기에
약은 그대로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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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떨림의 원인은 참 다양합니다.
중추 신경계 (뇌) 의 문제,
말초 신경병증,
자율신경 불균형이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 빈혈,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 간/신장 장애 등
다양한 전신/대사적 문제,
그리고 복용하고 있는 약물도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검사에서 다른 문제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수전증, 즉 ‘본태성 떨림’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본태성 떨림’의 핵심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양쪽 팔, 손을 들고 있거나 움직일 때 떨림이 발생함
2. 적어도 3년 이상 지속됨
3. 다른 이상소견이 없을 것
(근긴장 이상, 실조증, 균형장애, 안정시 떨림, 서동증)
또, 아래와 같은 소견이 있다면 진단을 더욱 뒷받침합니다.
1. 손 떨림 가족력이 있음
2. 술을 마시고 나면 호전됨
본태성 떨림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잘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가족력이 있다는 점에서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뇌에서 운동을 조절하는 특정 회로가
불안정해서 생긴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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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치료로는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이라는 교감신경억제제와
항경련제인 프리미돈(primidone)이 대표적인 약제이고,
그 외에 토피라메이트, 가바펜틴, 프리가발린,
벤조디아제핀 등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약물 치료로 충분히 호전이 안 되거나
부작용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데,
그 중에는 뇌심부자극술이 가장 많이 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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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크게 불편하게 느끼지 않던 손떨림이라도
어느 순간 악화될 때가 있는데요,
적절히 약물을 사용하고 스트레스 관리를 하면서
숨은 원인을 같이 관리해 주면 좋아질 수 있으니
너무 고민 말고 내원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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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Agarwal S, Biagioni MC. Essential Tremor. [Updated 2023 Jul 10]. In: StatPearls [Internet]. Treasure Island (FL): StatPearls Publishing; 2025 Jan-. Available from: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499986/
2. N Engl J Med 2018;378:1802-10. DOI: 10.1056/NEJMcp1707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