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분께서 한 달 전에 갑자기
주변이 빙빙 돌아가는 것 같고,
속도 울렁거리고,
걷기도 힘들 정도의 어지럼증이 생겨
내원하게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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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외 여행 중이어서
스케쥴을 조절하면서 버텨보려 했으나
며칠 내내 계속 어지럽고 울렁거려
결국 현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현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정확한 진단은 받지 못하셨고,
다행히 어지럼증은 조금 호전된
상태로 귀국해 내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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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전기 안진검사 결과,
눈동자가 왼쪽으로 튀는
‘안진’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두부충동검사에서는 오른쪽의
전정 기능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오른쪽 전정신경염’으로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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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신경은 속귀의 평형감각 센서와
뇌를 이어주는 신경입니다.
귀가 두 개이기 때문에
전정신경도 양쪽에 하나씩 위치하는데요,
한 쪽 신경에 염증이나 허혈이 생겨서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양쪽 전정신경의 균형이 안 맞게 되고
그 결과 비록 몸이 가만히 있더라도
뇌는 ‘돌고 있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 결과 강한 어지럼, 울렁거림,
균형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석증과 다른 점은,
가만히 있으면 좋아지는 이석증과 다르게
계속 어지럽고 메스껍다는 점이며
움직일 때보다는 가만히 있을 때가
덜 어지럽기는 하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전정신경염은 비디오 안진검사와
두부충동검사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말초 전정신경은 스스로 낫는 힘이 있는데,
만약 어지럼, 울렁거림이 너무 심하여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수액과 어지럼약, 항구토제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회복 속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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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분의 경우 호전 경과였기에
항어지럼약과 혈류 개선제를 처방하고
2~3주 후 경과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많은 경우
뇌졸중 같은 뇌 질환일 가능성도 있어
필요 시 MRI를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지럼이 있을 때 무리하거나
전정신경이 예민한 분의 경우
호전이 늦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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